충격적인 현실로 드러난 ‘거룩한’ 범죄 세계 곳곳에서 성직자에 의한 성범죄 추문이 반복되어 드러나고 있지만, 교회의 대응은 한결같이 늦고 미흡하며, 때로는 조직적인 은폐로 일관해왔다. 얼마 전 앤서니 피어스(84)가 과거 교구 사제 시절 저지른 성범죄를 자백한 후 징역 4년 1개월 형을 선고받았다. 법정에서 이 사건의 피해자는 “지금까지도 수치심과 당혹감을 생생히 기억한다”며 “그가 내 인생이 이렇게 된 데에 큰 책임이 있다”고 울분을 토했다. 성직자의 탈을 쓴 범죄가 남긴 상흔은 이처럼 깊고도 고통스럽다.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. 종교 권위를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다 가해 성직자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권위를 범죄의 방패로 삼아왔다. 수많은 사례에서 성직자들은 신도들의 ..